오래전 상고시대에 ‘유부(兪跗)’라는 명의가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유(兪)’능 병이 낫는다는 뜻이고, ‘부(跗)’는 발등이라는 뜻이다. 곧 이름에서 이미 ‘발을 주물서 병을 낫게한다’라는 뜻을 띠고 있다. 훗날 사람들은 그를 몹시 존경하여 ‘약을 쓰지 않고 발을 다스려 병을 치료하였다’고 칭찬하며 우러렀다고 한다. 약을 쓰지 않고 병을 다스려 치료한다는 것은 언뜻 꿈같은 말처럼 들린다. 현대의학은 단 한번으로 눈깜짝할 사이에 나쁜 병균을 죽이고 못된 세균을 몰아내는 수많은 약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나쁜 균을 죽이는 것에 치우쳐서 좋은 균까지 함께 죽는 사실에는 지나치게 소홀했다. 약을 써서 나쁜 균을 다 죽인다고 좋은 치료가 아니라, 약을 쓰지 않고 몸이 스스로 고칠 때를 기다리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치료법이다. 그리고 그런 치료법가운데 가장 좋은 것의 하나가 바로 발을 주무르는 것이다. 몸의 축소판이자 반응구역이 다 모여있는 발. 수십개의 경락과 경맥이 치렁치렁 얽혀있는 발. 심장에서 가장 멀지만 심장만큼이나 피를 잘돌게 하는 발. 바로 그 발이라는 ‘겉’을 제대로 자극하면 오장육부를 비롯한 몸의 온갖 ‘속’이 고쳐지고 튼튼해진다. 그 것은 독한 약물이나 억지 화학약품들보다 훨씬 더 사람에게 이롭고 좋은 건강법이다.
사람의 발은 나무로 치자면 뿌리와 같다. 나뭇가지 몇 개 꺽인다고 해서 나무가 죽지는 않지만 뿌리가 끊기면 그 나무는 살지 못한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여서 뿌리구실을 하는 발이 튼튼해야 몸이 튼튼하다. 그래서 예로부터 ‘나무는 뿌리부터 시들고 사람은 다리부터 늙는다’는 말이 있어왔다. 사람들도 이 속담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옛 사람들은 모두 맨발로 다녔고, 기분이 좋으면 북소리에 맞춰 춤을 추었다. 추을 때는 힘껏 뜀박질을 하고 더울 때는 차가운 물에 발을 담가 온 몸을 시원하게 식혔다. 그러는 사이 발을 자극하면 피로가 풀리고 몸이 편안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있다. 나무는 뿌리부터 싱싱해지고 사람은 발부터 건강해진다. 움츠렸던 몸을 풀고 좀 더 건강한 한해가 되기 위하여 씩씩하게 걷자. 그리고 가급적 발바닥이 자연을 느낄 기회를 더 자주 갖으면서 몸과 마음, 그리고 자연이 하나임을 만끽할 준비를 하자.
사진 : http://blog.daum.net/fslee3726/37
자료출처 : 발 주물러 병고치기 (민족의학연구원 출간)
댓글목록
작성자 Daniel
작성일 2013-03-08 07: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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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ilqgmux
작성일 2013-03-11 20: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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