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봄들어 다양한 개념의 신발들이 봇물터지듯이 쏟아지고 있다. 키가 커지는 신발, 몸매를 날씬하게 해주는 신발, 세로톤이 나오는 신발, 맨발과 같은 베어풋슈즈. 하지만 이런 신발들이 실질적인 효능을 검증받은 경우는 거의 없다. 그 가장 대표적인 신발이 마사이신발이라 불리는 워킹화이다. 마사이족이 걷는 자세와 가장 비슷하게 인간의 걷는 자세를 만들어 준다고 하였지만, 사실 마사이족은 거의 신발을 신지 않는다. 기껏 신어야 타이어고무를 잘라서 만든 샌들과 같은 형태일 뿐이다. 사람들에게 실제 마사이족의 걸음과 그 신을 걸었을 때 같을 거라는 환상을 심어주지만, 실질적으로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마찬가지로 최근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베어풋슈즈 또한 소비자들에게 그 신을 신으면 정말 맨발로 걷는 것과 같은 건강 효과를 볼 수있다는 왜곡된 믿음을 줄 수있다. 현대적인 신발, 특히 두툼한 쿠션과 딱딱한 바닥으로 구조화된 신발들은 전혀 맨발스럽지 못하다. 최근에 발간된 ‘신발이 내 몸을 망친다’를 쓴 다니엘 호웰은 아무리 기능성이 뛰어나고 섬세한 신발일지라도 발의 형태와 걸음걸이에 영향을 준다고 했다. 그 이유는

1) 발과 발가락의 유연성을 없앤다. 2) 아킬레스건과 종아리 근육의 길이, 강도, 힘을 감소시킨다. 3) 발가락의 힘을 감소시킨다. 4) 발바닥과 뇌 사이에 감각 피드백을 없앤다. 5) 발에 체중을 싣는 위치를 변화시킨다. 6) 발, 발목, 무릎, 엉덩이, 척추관절의 위치를 변경시킨다. 7) 발바닥 아치의 충격흡수 기능을 감소시킨다.

인간의 몸에는206개의 뼈가 있는 데, 그 중 52개가 발에 있다. 계산해보면 발은 신체 중량의 1/30에 불과하지만, 몸 전체의 뼈 1/4이 모여있는 셈이다. 각 발에 있는 26개의 뼈는 서로 유기적으로 움직여 말랑말랑한 바닥부터 단단한 곳까지 걸음걸이마다 모두 적응할 수있도록 변한다. 발의 유연성과 견고함은 아치덕분이다. 그런데 딱딱한 신발바닥과 타이트하게 조이는 발등의 구조를 가진 신발은 유연하여야 할 발에 기브스를 채우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미국 리버티대학의 생물학자이자 인간해부학자인 다니엘 호웰 교수는 신발은 발을 불편하게 할 뿐만 아니라, 발과 관련된 통증, 질병, 증상 거의 모두가 신발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거의 모든 운동화에 굽, 아치 지지대, 발가락 스프링(발가락 부분이 평평하지 않고 살짝 위로 올려져있는 부분), 발등 지지패널, 발바닥 중간과 발바닥 안쪽에 완충장치를 갖고 있어, 이로 인하여 사람들은 편안하다고 느끼지만 사실은 착각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 편안함은 오랫동안 신발을 신어 발이 약해졌기 때문에 신발에 의존하게 된 것이고, 신발의 가격보다 더 비싼 대가를 치르게 만든다고 했다.

그렇다면 왜 지금의 신발업체들은 ‘맨발신발’이라는 우리 고유의 쉬운 말을 내놓고, 베어풋 슈즈라는 애매모호한 외국어로 광고를 하는 지, 그 의미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베어풋 슈즈’라는 개념으로 마케팅을 하는 신발업체들은 기존의 신발과 비교하여 구조와 기능은 별로 바뀌지 않았으면서, 왜 베어풋인지를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왜 ‘맨발신발’은 아닌지도 소비자들에게 설명해야 납득을 하고, 더 높은 신뢰성을 기업에게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