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 레져를 한류화하자!

‘한류’는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 할리우드에 진출하여 영화도 출연하고, 라스베가스 공연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비’, 미국과 일본에서 가수활동을 하며 빌보트 차트에도 순위를 올려놓은 ‘보아’, 일본에서 ‘욘사마’로 군림하면서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찍은 사진집을 내기도 한 ‘배용준’, 그 외의 다수의 대중문화 스타들이 한류를 이끌고 있다.

이 스타들이 일으킨 한류는 충분히 ‘붐’을 일으켰고, 세계에서 한국의 위치를 한 차원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사람을 매개로 한 열풍은 세월이 흘러가면서 식는 다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면 ‘비틀즈’, ‘엘비스 프레스리’, ‘이소룡’등 한 때는 모든 사람의 이목을 끌었던 스타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올드스타’로 일부 매니아의 기억속에 남는 일시적인 유행이 될 소지가 많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한류를 지속시키기 위하여는 사람보다는 문화자체를 ‘한류화’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일본의 ‘만화’나 미국의 할리우드 영화, 웥트 디즈니 만화영화와 같은 문화는 그 나라의 이미지를 고양하는 데 큰 역할을 하면서도 세월의 영향을 덜 받는다.

지금의 추세로 보아서는 가장 하기 쉽고 사람들에게 설명이 필요없는 ‘한류자원’이라면 등산이나 걷기와 같은 슬로우 레져이다. 걷기는 이제 시작하여 아직 외국에 어필할 만한 자원이 많지 않지만, ‘등산’은 이미 수십년동안 외국의 높은 산을 정복하면서 한국의 등산에 대하여 많이 알려왔다.

세계최초로 히말라야 8000미터 16좌를 등정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악인 엄홍길 대장, 세계에서 3번째로 지구 3극점(에베레스트+남·북극점) 도달 기록을 세운 허용호, 알래스카 키차트나 스파이어 동벽 + 파키스탄 가셔브룸 4봉(7925m) 서벽 + 파키스탄 히말라야 CAC샤르(5942m)와 코리안샤르(6000m) 등의 코스를 최초로 등정한 유학재등 세계적인 알피니스트들도 많다.

네팔이 에베레스트로 세계의 등산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면, 한국은 ‘생활속의 등산’이라는 개념으로 외국의 트레킹족을 유혹할 수있다. 이미 수많은 전문 등산가들이 해외에서 활동하였고, 세계의 지붕들을 정복하였다. 그들이 있을 수있었던 바탕에는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가까이 할 수 있는 ‘한국의 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산은 인간의 극한을 견디는 그런 산이 아니라, 언제나 가볍게 느낄 수 있는 그런 산이다. 게다가 울창한 나무는 한여름의 땡볕도 가려주는 친근한 산이다. 등산인구도 다른 나라에 비하여 압도적으로 많다. 북한산에만 일년 등반객이 1천만명이 넘는다. 분명 세계에서 가장 많은 등산객을 받아들이는 산일 것이다.

세계적인 스타 등산가도 많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오르는 산을 꼽으라면 단연 한국의 산들이다. 이제는 이 산들을 한류의 자원으로 적극 활용할 때가 왔다. 그리고 이들을 대전의 계족산이나 청계산등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신을 벗고 한국의 산을 느끼게 한다면, 정복하기 위한 산이 아닌 일체감을 주는 산을 가진 한국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