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 중에서 ‘시장가격’이 있다. 그리고 가격을 정하는 몇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1) 판매자의 입장에서 정하는 원가중심 가격결정과 2) 소비자입장에서 본 고객가치이다. 물론 실제 가격은 두 가지를 절충해서 정하는 데, 대부분의 중소기업에서는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것은 경쟁자의 가격보다 낮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하에서 결정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대부분은 실패를 경험한다. 왜냐하면 기존의 가격체계, 즉 이미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공통된 의미를 가지는 가치와 일치하는 제품이라면 아마도 별로 새롭지 않은 제품이고, 그렇다면 틈새시장이 아닌 보편적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다. 하지만 대량생산을 하면서 거대한 마케팅을 구사할 수 없는 중소기업은 기존의 표준과 충돌하면서 새로운 표준, 즉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야 커갈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 낼 수있고, 그 것이야말로 진정한 틈새시장이기 때문이다. 요즘들어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고, 그들 대부분은 차별화, 세분화등을 표방하면서 시작하지만, 결국은 ‘경쟁적 가격’ 때문에 고민하다가 수익이 겨우 나거나 본전치기할 정도의 가격을 설정하고 만다. 그 것은 자신의 특성이 무엇인 지를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아서이다.

그런 면에서 ‘신발의 최소주의와 자연주의’를 표방하면서 자신의 제품에 대한 확신과 새로운 가치창조를 추진해가는 ‘필맥스’가 좋은 예라고 할 수있다. 이 회사의 홍재화사장은 2009년도 신발을 론칭하면서 신발가격을 7-8만원에 내놓았다. 밑창 두께가 1mm에 불과해서 정말로 맨발로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 신발을 보는 사람들은 너무 단순하게 생긴 모양을 보고, 그 가격이면 비싸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소비자들이 자기가 사고자하는 제품이 ‘정말 싸다’고 생각하면서 사는 때가 있을까? 어떤 가격을 내놓아도 소비자는 비싸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가 정한 가격은 경쟁을 고려한 가격이 아니라, ‘전략적 가격’이라고 한다. 제품의 특성과 희소성을 감안하면서 장래에 시장이 더 커졌을 때 경쟁자가 나타날 것까지 감안한 가격이라는 것이다. 전형적인 ‘블루오션의 가격결정방식’이라고 한다.

필맥스의 제품은 네델란드와 카나다의 박람회에서 상을 받았었고, 뉴욕타임즈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기사가 날 정도로 특이하다. 제품의 포지셔닝은 언제나 명확했다. 고객이 제품을 선정할 권한이 있듯이, 판매자도 소비자를 선택할 수있다고 홍재화 사장은 말한다. 그 과정이 포지셔닝(posioning)이고, 시장세분화(market segmentation)이다. 제품을 시장에 내세울 때는 자사 제품의 가치를 인정해줄 만한 계층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그 타켓에 맞는 마케팅활동을 해야한다. 특히 구멍가게가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키려고 하면 마케팅비용에서 모든 자금을 다 사용해도 부족하다. 자기 수준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그렇다면 구멍가게의 수준이 항상 그 정도밖에 안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시대의 트렌드에 맞는다면 시장이란 스스로 커가기도 한다.

그가 말하는 제품의 가치는 ‘발로 느낄 수있는 자연속에서의 즐거움’이다. 누구나에게 익숙한 말이지만, 행동하기에는 매우 생소한 가치를 그는 소비자에게 제공하려고 한다. 지금 한국에서 열풍이라고 할 정도를 불고있는 ‘걷기 트렌드’를 감안하면 매우 시의적절한 가치추구이기도 하고, 모든 중소기업의 사장들이 따라할 만한 소기업적인 마케팅 전략이라고 할 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