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꿈치가 높고 큐션이 있는 현대의 신발은 달리거나 걸을 때의 충격을 동전크기만한 뒷꿈치의 한 점에 충격을 가해지게 해 오히려 인체에 가하는 힘을 강화시킨다.’ - 하바드의대 리버만 박사

 

최근들어 기존의 신발에 대한 인체 보호 기능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학적 연구결과가 많이 발표되고 있다. 그 이유는 건강을 위하여 달리기를 할수록 부상을 당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2010년 미국의 뉴욕타임즈와 아마존에서 건강분야의 베스트 셀러였던 ‘본투런 (Born to Run)'에 맨발로 산길을 달리는멕시코의 타라후마라족과 미국에서 150Km를 달리는 울트라마라토너들의 이야기가 소개된 이후로 달리기와 신발의 관계가 재조명되고 있기도 하다. 미국에서는 달리기를 중심으로 신발의 기능성에 대한 의심이 일어나고 있는 반면에 한국에서는 ‘걷기’를 중심으로 기능성신발에 대한 재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다. 2009년부터 일기 시작한 ‘걷기열풍’ 덕분이다. 북한산과 지리산의 둘레길, 제주도의 올레길등 수많은 걷기용 비포장도로들이 개설되면서 등산화와 마사이신발 위주의 기능성 신발이 ‘걷기’위주의 신발시장으로 재편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이나 미국에서 일어나는 신발에 대한 재검토는 결국 ‘가장 편한 신발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되었고, 그 결론은 ‘맨발이 가장 좋은 신발’이라고 내려진다. 그러면서 최근들어 ‘가장 맨발같은 신발, 맨발이 제일 편합니다’등의 문구를 실은 신발광고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나이키가 32개 절개선의 밑창을 단 ‘프리’를, 밑창의 규션을 줄인 ‘베어풋’, 발의 중간부분부터 착지하도록 유도했다는 ‘헤드’의 ‘베어풋 플렉스’등이 있다. ‘서코니’ 브랜드를 판매하는 이지스포츠에서도 최대한 걷는 자세와 같도록 하는 베어풋 개념의 ‘로우프로’ 신발을 출시하고 있다. 밑창이 1mm에 불과하여 정말로 맨발같은 느낌을 주면서 인체에 최소한의 보호와 환경에 대한 적응력 강화를 모토로 하는 ‘필맥스’의 ‘맨발신발’ 또한 판매에서 탄력을 받고 있다.

 

이는 분명히 각종 큐션제를 이용하여 인공적 충격완화와 신발의 프레임을 이용한 걷기 자세 보정을 주 마케팅개념으로 하는 워킹화, 등산화나 러닝화와는 차별적인 요소가 된다. 그리고 이런 ‘맨발신발’의 개념 때문에 그간 해왔던 자사의 마케팅 활동과 모순되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대표적인 예로 ‘프리’를 개발한 나이키는 ‘맨발에 가장 가까운 혁신적인 신발’이라는 개념이 자사가 그동안 판매해왔던 기존의 운동화와의 관계 때문에 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시장에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사내간의 갈등뿐만 아니라, 갖가지 기능을 더하여 걷기 열풍에 편승하려던 프로스펙스 ‘W', 리복의 ’이지톤‘등과도 충돌하게 되어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선택의 다양성이 늘어난 다는 점에서,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경쟁을 통한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단, 그 전제 조건에는 소비자가 ‘자연에 가장 가까운 것이 좋은 것’이라는 웰빙에 대한 기대를 바꾸어야 한다. 때로는 인공적인 것이 좋을 수도 있다는 그런 다양한 인식이 받아들여 진다면 신발시장은 ‘맨발’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