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가볍게, 더 유연하게, 더 맨발같게. 요즘들어 나오는 신발들의 특징을 표현해보았다.

일단 신발들이 이전보다 더 가벼워졌다. 마치 모든 신발회사들이 가벼움에 신발의 모든 것을 거는 것처럼 보인다. 이미 몇 년전보다 50%는 가벼워졌다. 그만큼 소재가 좋아졌다는 말이다.

또 다른 특징은 신발 밑창을 최대한 유연하게 만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는 얼마전까지만해도 신발업체들이 고정적으로 가지고 있던 딱딱한 밑창이 더 이상 신발의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게 되었다는 변화이다. 최근 리복이 출시한 러닝화 ‘리얼플렉스(Realflex)’를 보면 그렇다. ‘리얼플렉스’는 초유연성과 경량성으로 맨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보호성을 더해 편안함을 갖추었다고 광고하고 있다. 또한 밑창이 이리저리 잘 구부러지도록 각 부분을 절단하여 발의 움직임에 반응하도록 한 점이다. 이는 이미 오래전에 나이키에서 출시하고, 최근에는 그 유연성을 더하여 시리즈로 내놓고 있는 ‘프리’이다. ‘프리런 플러스2’는 신발의 유연한 바닥이 더해져 런너에게 맨발로 달리는 듯한 기분을 더하고자 하였다.

왜, 신발의 구조가 갑자기 이렇게 바뀌고 있을까? 우선 딱딱한 밑창에 적당한 쿠션을 주어 인체가 지면으로부터 받는 충격을 줄이면서, 발이 삐는 것을 방지한다는 것이 지난 40년간 런닝화의 변함없는 구조였다. 갑자기 사람들의 걷거나 뛰는 모습이 바뀐 것도 아닌데, 신발업계는 유연성있는 밑창으로 바꾸고 있다. 이러한 구조의 장점은 지면의 정보를 받아들이면서 발과 온몸의 신경에 감응하면서 그에 맞게 달리거나 걷는 자세를 맞추어 간다는 점이다. 그 동안의 신체에 대한 자극을 최소화하면서 신발의 인공적 구조로 걷는 자세를 보정하자는 기능성 신발과는 대척되는 개념이다. 이러한 신발은 필맥스 (Feelmax)나 비브람처럼 맨발과 같은 신발을 표방하는 신발업체가 나타나고, 의학계에서도 신발보다는 맨발이 더 낫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발표되면서 인체공학적 효율성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발의 구조가 바뀐다는 것은 신발업계의 근본적인 전제가 바뀐다는 것이고, 이는 신발업계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있다고 예측해볼 수있다. 마치 애플의 스마트폰이 일시에 휴대폰업계의 생태계를 바꾼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