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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완연한 4월 첫 주말, 파주 심학산 아래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배낭을 멘 차림세로 보아 산악회 회원들이 분명했다. 그런데 사실 심학산은 산악회의 산행지로 삼기에는 규모가 작은 곳이다. 해발 높이가 192m에 불과한 나지막한 산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심학산은 서울 근교에서 찾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기 산행지다. 코스가 부드러워 맨발로 오르기 좋기 때문이다.
심학산 주차장에 모인 이들은 인터넷 카페 ‘푸른나무 맨발산악회’ 회원들이다. 지난해 9월 개설된 이 인터넷 카페의 회원은 500명 정도. 날이 지날수록 점점 회원 수가 늘고 있다. 맨발 걷기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 카페를 개설한 남요현(닉네임 곰발바닥)씨는 허리와 무릎이 좋지 않아 맨발 산행을 시작한 케이스다. 평소에 알고 지내던 지인(현 서울지역대장 아드반님)의 권유가 계기가 됐다. 그는 맨발 산행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일상생활은 물론 운동까지 자유롭게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호전됐다. 그는 기적 같은 맨발 산행 효과를 공유하기 위해 카페를 만들게 됐다.
“맨발 산행은 신발을 벗고 걷는 것이 전부인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행위입니다. 하지만 시작이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 때문에 혼자하기에는 부담되고 쑥스럽습니다. 하지만 여럿이 같이 하면 그런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모이게 된 것도 그 이유가 가장 큽니다.”
맨발 걷기의 또 다른 장벽은 부상에 대한 공포다. 포장도로와 달리 산길은 적지 않은 변수가 상존한다. 돌출된 돌부리나 나무뿌리는 물론, 날카로운 이물질로 인해 부상을 입을 염려가 있다. 하지만 맨발산악회 회원들은 그런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맨발이기 때문에 조심하기도 하지만 발바닥이 다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저희들끼리 ‘콩’이라고 부르는 작은 돌멩이를 밟으면 상당히 아프지만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뾰족한 돌이나 나무 조각도 별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인간의 발바닥이 지닌 방어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등산로 입구에서 간단한 체조로 몸을 푼 회원들은 신발을 벗어 배낭에 매달고 산길을 걷기 시작했다. 숲 속으로 이어진 흙길은 부드럽고 널찍했다. 이곳을 산행지로 고른 것은 맨발로 걷기에 적합한 환경 때문이다. 산이 나지막해 2시간 정도면 산행을 마칠 수 있는 것도 이곳을 선택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심학산이 벌써 세 번째네요.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코스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아요. 간 곳을 또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에서는 청계산, 우면산, 도봉산, 북한산, 안산 등을 주로 갔고요, 가끔은 지방의 좋은 곳도 방문하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작성자 Keli
작성일 2011-12-02 23: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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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itetgfvku
작성일 2011-12-03 18: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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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qfuvcdjvn
작성일 2011-12-04 0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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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brmrekw
작성일 2011-12-05 21: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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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zaicig
작성일 2011-12-09 20: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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