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스마트한 신발이 아니라 스마트한 발이 필요하다

10월 30일(일), 미국 뉴욕에서 ‘맨발달리기’ 대회가 개최되었다. 이들중 절반은 정말로 맨발이었고, 나머지는 비브람, 필맥스의 신발처럼 밑창이 매우 얇고 뒤꿈치의 쿠션이 없는 최소주의 신발을 신었다. 이 경기에 참가한 메이저 마라톤 4회 우승에 빛나는 알베르토 살라자르, 나이키 오리건 프로젝트의 코치이기도 한 그는 그가 훈련시키는 마라토너들에게 맨발 트레이닝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는 ‘맨발로 달리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은 아닐지 몰라도,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검증된 부상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임은 틀림이 없다’고 하였다. 인간이 날카로운 발톱도 없고, 강하지도 않고 속도도 빠르지 않은 데 사냥감이 지쳐쓰러질 때까지 달릴 수있었던 것은 우리의 발이 가지고있는 탄력성과 몸의 열을 효율적으로 배출하는 능력이다. ‘지칠 줄 모르게 달릴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에 인간은 이 세상의 지배자가 될 수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마라토너의 79%, 군인의 40%이상이 매년 달리기로 인하여 부상을 당하는 부담덩어리가 되버렸다. 이러한 통계는 운동화가 발명된 1970대이후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미국 육군에서는 부상을 줄이기 위하여 개개인의 발의 특성에 맞춘 신발을 제공하는 등의 실험을 해보았지만, 결과적으로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맨발달리기의 붐을 일으킨 베스트 셀러 ‘본투런(Bron to run)’의 저자인 크리스토퍼 맥두걸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고급스럽게 만든 비싼 스마트한 신발이 아니라, 발 앞바닥부터 착지하면서 뒤꿈치로 몸무게를 부드럽게 이전시키는 스마트한 발이라고 하였다. 이 것은 어떤 신을 신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달리는 가하는 방법상의 문제라고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비브람이나 필맥스와 같이 밑창과 뒤꿈치가 전혀없는 최소주의적 신발을 신는다면 보다 자연스럽게 될 것이다. 1985년 이후로 미국의 마라톤잡지인 ‘Runner's Review (런너스 리뷰)’지는 런닝화를 자전거 헬멧이나 화재경보기처럼 ‘안전장비’로 재분류하였다. 그러면서 신발에 대한 리뷰를 소비자에게 권장하는 마케팅 수단이 되면서, 나이키의 광고를 수주할 수있었다. 소비자가 옳은 신발을 사지 않았기 때문에 부상을 당했다고 하는 것은, 200만년동안 현대의 아스팔트보다 더 딱딱한 아프리카 초원지대를 아무런 신발도 신지않고 사냥하기 위하여 달리면서 진화한 인체구조에 대한 뻔뻔한 도전이다.

인체는 생리학이나 해부학적으로 달리는 동안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균형감각, 탄력성 및 안정성을 가지고 있다. 지금 우리가 달리기위하여 필요한 것은 고통과 부상을 방지하고 편하게 생긴 마케팅을 잘한 신발이 아니라, 태고적부터 달려왔지만 이제는 잊혀진 달리기 방법을 되찾는 것이다.

출처 : 뉴욕 타임즈 2011. 11. 2